경주마이야기

경주마이야기(48): 클래스가 다른 경주마, #블루치퍼

말이좋아 2020. 8. 31. 17:36

 


'경주마이야기임에도 경주마이야기가 빈약하여 생업을 마다하고 글을 하나 포스팅해본다. 포스팅할 만한 말(馬)들이 없지않았으나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과실은 없는데 반해 누군가에게는 1원하나 안들이고 홍보효과를 누리며 자신들이 잘해서라는 착각에 빠트려 놓는 짓같아서 말았는데...그 공백이 느껴진다.'


내가 경마장을 처음 출입할 때, 자세한 기억은 퇴색되었지만 경주마들이 어딘지 모르게 조금 작다는 느낌, 굳이 와닿게 말하자면 외국경주마들에 비해서 조금 왜소(?)하다라는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경주마들이 체구에서 어딘가 좀 빠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체중도 400㎏부터  450~460㎏ 정도의 경주마들이 대부분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480~490㎏정도 나가는 경주마들의경우 말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심지어는 국산 암말의 경우 400kg도 안되는 380kg정도의 경주마를 보는 것도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이 블로그에서도 포스팅 된 바 있는 '소백수'가 있다. 관련글 ☞소백수보기   

            '소백수는 미스터아도라블이 부마이며, 모다는 그레이크레스트 이다. 소백수는 현역시절 작은 체구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던 말이며 내게도 기분좋은 배당을 안겨주기도 했다'

국산 경주마라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자생한 경주마가 아니고 해외에서 수입해 온 경주마들이어서 혈통은 결국 해외 혈통이다. 과거 수입국이 주로 호주, 뉴질랜드, 미국 그리고 일본,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에서도 수입을 해왔고 그 수입마들의 피를 그대로 이어 받은 경주마인데도 왜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선입견도 가세를 해서 그런가?? 

아무튼 마사회는 2000년대 들어와서 질적인 투자를 경주마생산에 하게 되고 그에 따라서 해외 수입마들도 가격제한에서 벗어나 양질의 경주마가 수입되어 경주로에 데뷔하는 사례가 많아 졌고 다른 경주마에 비해 눈에 뛰는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주는 점점 박진감이 넘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성적이 뒤처지는 마주에게도 자극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투자와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체적인 결과를 놓고 평균한다면 상관관계는 있다. 비싸지만 좋은 말들을 사들인 마주가 경주우승으로 상금을 독식하게 되면 다시 좋은 혈통의 비싼 말들을 사게 되는데 이는 그들이 경주마에 대한 안목이 특별해서라기 보다 좋은 말이 비싸고 그 말이 좋은 성적을 내고 돈을 벌어다 주고 부를 축적하게 되는 경제원리가 가장 크게 작용했으리라 본다.

좋은 말을 구입한 동기가 무엇이었던 좋은 성적을 내는 경주마들이 활약하게 되는 것은 경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즐거운 현상이다. 앞서 설명한 그런 배경의 이유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주마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게 됐다.

국제경주마대회가 개최되기 시작했을 때 한국경주마(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말이 국산이지 원류는 모두 수입마)의 경주력은 처함할 정도였다. 일본의 경주마가 한국 경주마와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 지를 지켜보는 경마팬들이 무안할 정도였고 한국 경주마대회는 일본 경마계가 볼 때 자기들을 위해 차려진 경주였을 것이다.


또 다시 세월은 좀 더 흐르고 말이 국제대회지 변방국가들의 대표성없는 경주마들이 출주하는 이름만 국제대회인 경주인가운데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한국경주마, (또 다시 말하지만, 말이 한국 경주마이지 실상은 외국에서 수입한 말들이란 점 잊지말기 바란다)가 우승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블루치퍼의 탄생은 한국경주마와 수준의 업그레이들 알린 사건 중하나이다.

2위와 12마신의 대차로 우승 블루치퍼의 기록 1분11초9, 2위는 1분14초1,  경주에서 2초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차이인데, 미국의 수준급 경주마와 한국산 경주마의 갭이라고 갭이라고 보면된다. 

해당경주 동영상 보기

블루치퍼의 탄생은 한국경주마와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알린 사건 중하나이다. 

블루치퍼는 데뷔한 이래, 한번의 부진한 성적이 있었지만 걸출한 질주력으로 경쟁마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그리고 코리아스프린트에 출주해서 '블루치퍼'라는 이름을 확실히 각인 시키게 된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브리더스컵에도 출주하며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3위라는 성적이 1위에 비하면 초라할 수 있겠으나 미국의 큰 대회에서 3위라는 성적은 대단한 성적이다. 미국 전역에서 출주한 말들과 각국의 출주마들이 출전한 가운데 열린 경주이며 한국에서 조련한 경주마였기에 그 의미는 남다르다 할 수 있고 기념비적인 성적이며 사건이었다.

블루치퍼가 뛰는 모습을 보면, 이 것이 경주마 경주, '경주마의 질주'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래전 고만고만한 경주마들이 나와서 부대끼며 달리는 경주가 아닌 500kg을 넘나드는 다부진 근육의 경주마들이 서로 질주하는 그 모습. 

그 경주마의 발걸음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경마의 재미를 느끼려면 질주하는 경주마의 눈과 기수의 몸짓과 경주마의 발걸음을 봐라

경마의 재미를 느끼려면 질주하는 경주마의 눈과 기수의 몸짓과 경주마의 발걸음을 보라. 
기수들과 경주마의 거친 숨소리에 집중해보라. 경마에 푹빠진 당신의 모습을 보게된다.
왜 경마장을 가야만 하는지 느끼게 될것이다.

∴ 블루치퍼는 미국 경마장에 가지 않아도 미국 경주마의 모습과 재미를 보고 있는 듯한 대리만족을 준다.

 - 그것이 블루치퍼의 가치다.

 

게이트가 열리고 8번게이트 블루치퍼
앞쪽으로 나가는 초록색 8번 블루치퍼 

 

2위로 달리는 블루치퍼
결승점을 앞둔 블루치퍼 3위로 밀려나는 순간
값진 3위임에도 불구하고 2위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1마신 차이로 3위.

출처:한국마사회 유튜브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