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이야기

이 얼마 만의 대상경주우승이던가? 무려 16년의 세월이 걸렸다

말이좋아 2015. 9. 4. 14:21

2015년 KRA컵 Classic 경주마대회의 우승마는 '치프레드캔'이 차지했다.

기승기수는 박을운 기수이다.

 

박을운 기수 내가 십수년을 지켜본 바로는 참 운없는 기수였다.

실력은 있으나 기승하기가 바쁘게 부상으로 병실에 드러누워 있는 게 거의 일상이었으니 경주로에 그를 보지 못한 날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2005년 머신건으로 과천시민의날 기념 특별경주 우승이후로는 처음이다. 어차피 그 경주는 기념경주여서 대상경주와는 다르다.

 

 

1998년 데뷔를 하고 그 이듬해 대상경주 첫 우승을 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가 했는데 불운과 함께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며 긴 시간을 지나왔다. 그러기를 16년이 되었다.

 

16년 만에 대상경주에서 우승했다. GII 그레이드 경주이니 나름대로 의미있는 우승이 되겠다.

대상경주도 한달이 멀다하고 있고 데뷔 몇년 차의 기수들도 심심치 않게 우승하는 만큼 우승하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박을운 기수는 두번째의 우승을 하기까지 16년이 걸렸다.

 

박을운 기수 본인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 적어봤다.

나도 감회가 남다르다.

세상에 뜻대로 안되는 일이 한 두가지지 아니다.

그런가운데 소망하는 일이 마침내 이뤄지거나 해결 안되고 있던 일이 숙원이 해결될 때 다시한 번 힘을 얻게 된다.

 

박을운기수도 아마 그런 마음이 아닐까?

나도 보이지 않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막을 걷어내고 싶다. 

 

                출발이다 맨 왼쪽 10번마

 

느린 출발, 추입마 기질대로 간다.

 

선두와는 10마신 차이

 

일단 선두는 문세영기수의 '빈체로케이' 좋은 말이다. 박을운기수가 탔던 말인데 문세영기수로 변경한 걸 보면...우승을 염두에 뒀겠지.

 

신데렐라맨이 선두에 가담한다. 부산경마장에 있던 말인데 서울로 이적을 했나보다....언제 이적을 했는지 정말 경마에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런 내용은 오늘의경주에 주석을 달아주면 좋을 텐데 마사회는 윗분이 알아주지 않는 일, 티가 나지 않는 일은 관심이 없다.

그러고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담겠다니......뭐든 눈에 팍팍 뛰는 일에만 관심이다.

 

반대편 직선주로에서 선두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어느새 중간 그룹까지 올라오고 선두와는 3마신 가량 추격가는 한 거리까지좁혀줬다.

3코너에서 승부를 내기 위한 시동을 고삐를 몰아 잡는다.

 

'얏' 기합과 함께 힘껏 박차를 가하며 선두로 치고 나가는 경주마 치프레드캔과 박을운 기수

 

가자, 1등이다

 

쫓고 쫓기는 1,2위

앗! 맹추격에 나서는 클린업이천의 함완식기수, 박을운 우리 잡히면 죽는다 ..가자

 

남은 200m, 이쯤되면 1,2위의 승부가 가려지는 구간이다.

치프레드캔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치프레드캔은 의외로 발걸음이 죽지 않고 잘 나간다.

그 점이 판단착오 였다. 발걸음이 죽을 것으로 봤는데...죽지 않고 짱짱했던 것이다.

 

치프레드캔의 완승으로 끝나는 순간

 

골인

 

우승했겠지..맞나!  맞겠지....!

'을운아 너 우승이다'  ' 하''  그래.."   둘은 기수 동기다. 데뷔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