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마

영산II " 늦은 나이에 데뷔한 만큼 잘 뛰겠습니다! 충성 "

말이좋아 2014. 6. 14. 20:00

사람들은 더위가 빨리 찾아온 날씨를 두고 호들갑을 뜬다.

어떤 해는 겨울 강추위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어떤 해는 겨울이 안 춥다고 이러쿵저러쿵 언론들은 이상기온으로 인류가 멸망이라도 할 듯 그렇게 호들갑이다.

다들 주목받아야 하고 무언가 관심을 끌어야 먹고사는 세상이다보니 예전과는 달리 사람이나 직업에서 깊은 맛이 없고 인스턴트음식마냥 싱겁고 가볍다.

 

기대를 모으며 1군으로 승군한 미래영웅은 출전주기를 넘기며 궁금증을 자아내기 시작하는 가운데 새로울 것 없는 경마장에 새로이 눈에 들어오는 말이 있다.

오늘 경주를 치른 영산II이다.

경주를 직접 보진 못하고 인터넷으로 확인해 본 결과 기대이상으로 잘 뛰었다. 

 

4세마로서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하게 된 말이다.

오늘 4연승을 달성하며 보여준 경주모습은 한마디로 '시원시원한 모습'이다.

557Kg

우람한 덩치에 주폭도 크고 달리는 모습도 힘차다.

요즘 경주마들의 덩치가 과거에 비해 크져 500kg을 넘기는 말이 적지 않지만 557Kg은 스피드를 내기 쉽지 않은 거구에 해당한다.

 

덩치가 크기에 달리는 모습에 아주 날쌔보이진 않지만 주폭과 함께 발놀림도 빠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 거세마라는 점이다.

 

본인은 거세마를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1인이다.

그저 달리는 말의 경주나 보고 이왕이면 몇 푼돈이나 따가면 그만일 법도 한데

거세마의 질주나 우승을 보면 좋다가도 맥이 빠진다.

뛰어난 숫말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고 그 다음이 암말이다.

거세마의 우승은 그런 마음속에도 핸디캡을 느끼게 되는 것은 병인가.

 

 영산II는 올해 첫 데뷔를 한 늦깍기 경주마이다.

그런데 4회전의 치르면서 체중은 거의 변화없이 일정한 몸두게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눈여겨 볼만하다.

말들도 역시 운동선수처럼 운동을 하게 되고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하기때문에 체중의 변화가 적든 크든 있게 마련인데 체중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은 매우 탄탄한 체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메니피의 자마가 대체적으로 묵직한 체형을 보이는 데 그 중 영산II가 단연 돋보인다.

토요일 경주에서도 대차로 승리를 장식했다.

종전의 임기원기수에서 문세영기수로의 교체는 또다른 의미로 해석이 되는 데 앞으로 주전기수는 문세영기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임기원기수는 후보기수로 기용될 것 같다.

 

이번 경주 1700m에서 2위와 거의 2초가량의 시간차로 이긴 만큼 1800m까지는 부담없이 달려 볼 만 하겠다.

데뷔가 늦은 만큼 갈 길이 바쁘겠다.

부상만 없다면 파죽지세로 올해안으로 1군까지 승군은 큰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1700m를 뛰어본 자신감으로 상금사냥에 욕심 안부리고 말의 컨디션에 맞춰 출전한다면 1군을 호령할 수 있는 다크호스가 되겠다.

앞서 밝혔듯 거세마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덧붙이며

글 쓴 뒤 영산II을 인터넷검색해 보니 자세히는 모르나 말레이시아에 작년 수출되었다가 2회 출전에 그치고 싱가포르에 재수출 하려다 여의치 않아 국내로 다시 들어온 말이다.

뿐만 아니라 뒷다리에 골편(뼛조각아닌가?)으로 수출할 처지여서 경매에서도 유찰되고 개별거래로 이건행마주가 구입하여 국내 경주로에 데뷔하게 됐다 한다.

 

하마터면 경주마로서 제대로 뛰어보지 못한 채 사라질 운명의 말이었던 것이다.

그런 아픔이 있어기에 영산II의 우승은 더욱 값져보인다.

1군까지 고속승군하고 1군의 강자로 군림한다면 영산II는 한국 경마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주마로서 의미를 가질 것이며

한국 경마 역사를 새롭게 꾸며줄 경주마 이야기'꺼리' 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문세영기수보다는 데뷔전부터 기승한 임기원 기수가 계속기승하는 것이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