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마

진흙속의 진주 - 가속주자

말이좋아 2014. 1. 19. 11:41

 

2012 년 9월 16일, 그의 데뷔 일자다. 데뷔한 이래 1년간 12번의 경주를 치르면서 가장 잘 뛴 경주는  3등.

그것도 한 번 뿐이고 4등이 두 번으로서 나머지는 중하위를 지켜며(?) 허접의 대명사 차밍걸 같은 경주마 신세였다.

 

1년동안 최하위 6군을 벗어나지 못하고 줄곧  저조한 성적을 낸 주인공 가속주자는 애비가 애드캣이고 애미가 가속왕이었다.

여기까지의 혈통만으로는 이 녀석의 존재감을 알 수가 없다.

애비, 애미로만 봤을 땐 이 녀석 비루한 말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고 똥말로 취급받는 건 타고난 운명일 수밖에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 위의 할애비, 할애미를 살펴보니...아니...이럴 수가.

 

할애비는 스톰캣, 할애미는 가속도

오 마이갓!

 

할애비와 할애미 만을 두고 봤을 땐, 전설적인 명마의 손자가 되는 것이다.

스톰캣은 저 북아메리카에서 가속도는 척박한 한국경마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고, 그 말을 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게까지 그 이름이 전해져 내려오는 명마가 아닌가.

그 스톰캣이 할아버지고 가속도가 외할머니가 된다.

경주마에게 있어 씨수말의 유전자가 중요하지만, 그 씨를 잉태한 어미마의 어미계 혈통 역시 그 만큼 중요하다.

 

물론 혈통좋다고 그 자마들이 다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 볼 때 그렇다.

그리고 자마들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고 자마에서는 별 재미를 못보다 그 후대마에게서 명마가 탄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타고난 혈통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뛰어난 기수를 만나면 그 혈통과 재능이 두각을 나타내게 되지만, 능력없는 기수를 만나면 있는 재능마저 사장되어 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

 

경마장에 있는 수십명의 기수중 말과 교감할 수 있는 타고난 기수가 한 명이나 있을까하는 데.

말과의 교감은 몰라도 호흡이라도 잘 맞출 수 있는 기수라도 만나면 그나마 다행인 데, 이 말 가속주자가 드디어 그런 기수를 만났나보다.

 

가속주자는 데뷔부터 6군에서 헤매던 1년만에  기수를 이쿠야스로 바꾸고 출전하여 1300미터에서 우승을 한다.

우승을 하고 5군 1,400m, 4군 1,700m 3군 1,800m를 연거푸 1등을 하며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승군했다. 밀린 방학숙제 하듯이.

 

요즘 좀 잘뛴다하는 말들이 하위군에서 승군을 하고 5군에서 다시 4군 혹은 3군 승군전을 치를 때 졸전을 펼치는 것이 다반사다.

과거에는 데뷔 후 하위군에서 잘 뛴말들이 2군까지 별 어려움 없이 승군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반면 작금의 말들은  5군, 4군, 3군을 우승하면 올라오는 경주마를 보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서 가속주자가 6군에 머룰다 일순에 3군까지 스트레이트로 그것도 1등을 하며 올라왔으니 이것이 바로 '스타탄생'이라고 하겠다.

 

 이 말이 오는 다시 3군의 경주에 출전한다. 이 말이 이번에도 우승을 하고 2군 승군전에서도 우승으로 신고식을 한다면 향후 가속주자는 명마반열에 오르게 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의 가속주자의 질주를 직접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