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뉴스&칼럼

차밍걸 좋아하면 거지꼴 못 면한다 - 101번의 어리석은 도전

말이좋아 2014. 4. 1. 11:31

당신이 경주마 차밍걸을 좋아한다면 어쩌면 성공한 삶을 살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경주마 차밍걸이 또 다시 입에 오르내리는 것 같다.

'101번의 아름다운 도전'이란 제목으로 출간이 됐다. 마주가 출판을 했나 했더니 스포츠 담당기자가 책을 냈다.

 

힘겹게 살아가는 세상사람들이 말 한마리를 두고 그로인해 위안을 얻고 희망을 얻고 힘을 얻는다면 좋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굳이 그런 분위기를 깬다는 것은 어쩌면 '심술' 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질을 알았을 때 허상에 실망한다면 그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하여 한마다 쓰고자 한다.

 

경주마 차밍걸은 결코 '위대한 경주마' '위대한 똥말'이 아니다.

경주마를 훈련시키고 관리하며 입사에서 퇴사까지 책임을 지는 조교사가 은퇴시키자고 한다면 경주마로서 부적격하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조교사가 물주격인 마주에게 은퇴(은퇴는 곧 퇴사의 공손한 표현)를 권할 정도면 경주마로서는 정말 자질이 없다는 뜻이다.

책에도 그런 내용이 나와 있다.

 

<인터넷쇼핑의 책 내용 소개 발췌문 캡쳐>

 

 꾸준히 출전한 끝에 한번이라도 우승 혹은 2준우승으라도 했다면 감동적일 수 있겠으나, 차밍걸은 결국 부진한 성적으로 퇴사를 한다.

심지어 매우 놀라운 것은 "패가 거듭되면서 차밍걸에게는 '최다 연패 기록 경신'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라는 대목이다.

즉, 우승이나 입상이 목표가 아니라 NO입상이 목표라는 것이다. 이것이 실체라면 이것은 문제이다.

우승하려해야 하는 데 우승하지 않으려는 목표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래서 계속 성적이 최하위권에 있는 여성기수 유미라를  고집스럽게 태웠는가? 정말 궁금해진다.

 

차밍걸이 왜소하다고 한단. 굳이 말하자면 맞다 왜소한 체구에 속한다.

400kg에서 은퇴시 430kg사이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 이제 결론적으로 말해봅니다.

 

여러분 제가 묻습니다.

여러분은 공부도 잘 못했고 덩치도 작고 재주도 없고 그러면서 노력도 안하고 하루하루 그냥 저냥 살아가는 사람이 위대합니까?

그 사람이 본인같아서 좋습니까? 측은 합니까?

루저여러분 여러분이 사장이라면 위에 언급한 사람 채용하고 싶습니까?

그런 사람을 위로해주고 싶습니까? 아니면 독려하고 채근해서 잘 되도록 해주고 싶습니까?

 

아니라면 사람도 그건 아니라 하면서 왜 경주말은 위대하답니까?

 

경주마 차밍걸은 성적이 부진했고 체구도 작았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다른 말보다도 더 많은 훈련을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 적은 훈련만 하면서 경주에 출주했습니다.

경마는 기수없이 말만 출주하여 달리는 경주가 아닙니다. 기수를 태우고 기수의 '제어와 추진'으로 하는 경주입니다.

그래서 차밍걸을 보고 있노라면 짜증스러워 집니다.

 

체구도 작았고 성적도 부진하였지만 더 많이 훈련했고 좋은 기수를 태워가며 열심히 최선을 다 해봤지만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면 차라리 위로와 박수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이렇지 않겠습니까?

열심히 한다고 하는 데 잘 안되고 그래서 어깨가 처지고 그래도 또 다시 하루 하루 힘을 내고 최선을 다해서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의 모습 아닌가요?

 

제말이 맞다면 경주마 차밍걸은 여러분이 좋아해서는 안되는 말입니다.

아니 말 못하는 경주말이야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경주말을 계속 뛰게한 사람이 잘못이겠지요. 

 

은퇴한 말 중에 암말중에 '소백수'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야 말로 몸무게가 400kg도 넘기기 쉽지않았고 380~400kg에 있던 왜소한 암말이었습니다.

아빠말는 미스터아도라블, 엄마말은 그레이크레스트 입니다.

들어보셨습니까?

예 소백수의 부모말은 종마로서 비중없었던 말이었습니다.

 

소백수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한 눈에 작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은 회색말입니다.

이 말은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때도 있고 중위권을 맴돌때도 있었으나 최고의 1군까지 승군하였고 능력마의 틈바구니 속에서 하위권의 성적을 내는 게 다반사였지만 때로는 입상도 하였고 심지어는 1위도 하는 기염을 토하며 활동하다 은퇴한 말입니다.

이 말을 좋아했는 데 암말임에도 늘 숫말로 기억될 만큼 인상적인 말이었습니다.

 

소백수를 보면서 정말 작지만 강단있고 끈기있는 말이라는 생각을 하며 소백수가 출주할 때마다 눈여겨 보았고 베팅도 주저않고 하였던 말입니다. 이런 말이야 말로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날도 온다는 걸 배울 수 있는 말이라고 봅니다.

 

101번째 아름다운 도전의 추천사를 쓴 블로거의 이름을 보니 인터넷상에서 많이 본 이름입니다.

 

우리가 희망과 힘이 되던 대상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면 그래도 희망과 힘을 얻으려고 하겠습니까?

우리가 희망을 얻고자 하는 대상은 무너지지 않고 늘 온전히 있어야 우리의 희망이 지속되고 이뤄질 수 있습니다.

 

*패가 거듭될수록 최다연패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문구를 보면서 왜 훈련량이 적었고 수습딱지도 못떼고 있는 여성기수를 태우고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가 되고 제 생각에 대한 확신이 생깁니다.

 

사람들이나 짐승이나 배고프면 먹을 것 앞에서 침흘리고 꼬리 내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본성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