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

뜻밖의 행운 - 잘못산 마권이 고배당의 적중마권으로 변신

말이좋아 2010. 5. 1. 07:53

경마를 하다보면 점배당의 댓길이가 부러지는 일도 있고 예기치 못하게 우승예상마가 발목이 부러져 고배당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흔한 1등으로 들어온 우승마가 실격처리되어 뜻밖의 고배당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고 실격전 적중마권은 휴지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가끔씩 붐비는 창구를 3분도 채 안넘겨 놓은 상태에서 허겁지겁 마권을 사러가다보면 마킹을 잘 못해서 적중할 수 있었던 마권이 그만 휴지로 변해버리는 경우를 적지않게 경험했다. 그런 경우 특히나 잘못산 마권이 제대로 샀다면 두둑한 배당을 안겨주는 적중마권이라면  못난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 더러운 기분은 쉽게 가셔지지 않는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

그런데 지난 번에는 잘못한 마권이 적중을 해서 두둑한 배당을 안겨주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10경주에 적중했던 마권을 환급받으로 갔는 데, 앵~ 이게 뭔가 11경주라고 되 있지 않는가.

아뿔사 적중은 했는데 경주회차 마킹오류로 4.9뱅의 배당은 휴지로 변하는 순간이다.

에구머니나 하고 이 마권의 주인인 우리집 마나님과 `한바탕해야겠군` 하다 아직 11경주가 치뤄지기 직전이라 일말의 희망을 걸어 볼까하여 출마표를 펼쳐봤는데, 어찌 우리 마권에 있는 2는 들어올 듯해도 4는 들어 올 것 같지 않다.

(실제 배당판으로 정반대였다)

배당판을 보니 서른배가 넘는다.

벼르고 벼르고 있을 수성에쿠스와 문세영기수.

이번 경주, 말이 안되면 기수가 말을 업고서라도 들어올 것같은데...

 

우리 아이가 아까까지 서럽게 크게 울었던 터라 즐거웠던 기분이 가셔진 상태.

몇 두의 선행마들의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기회기수가 과연 선행을 받아나가 살아올까하며 경주를 지켜본다.

게이트가 열리고 치고 나가는 말이 바로 4번마이다.

 

'옳지!'

그래 달려라 하며 3코너,4코너를 돌아 나오는 순간까지 선두를 뺏기지 않고 돌아나오며 직전주로를 달리고 뒤이어 중반 후미에 뒤쳐져 있던 박태종기수가 인코스를 파고 들며 쫓아 올라 오는데,

'됐다' 하며 결승선을 들어온 말을 확인하고 배당판을 보는 순간

36.1배

 

복승식과 복연승을 더하니 (36.1 + 4.5) 순식간에 마흔 배가 넘는 고배당의 적중마권으로 변신한다.

직전경주의 저배당 적중마권이 거의 10배에 가까운 배당으로 뻥튀기 뒤는 순간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군 하며 아리까리한 기분을 함께 느끼며 자리를 떠났다.

 

 <출처: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