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동
옥수동에 갔다. 재개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곳이다. 옥수동을 가보지 않았을 때는 옥수동이 강북에서 제법 괜찮은 동네일걸고 생각했다.
서울살면서도 옥수동을 간 것은 지하철로 옥수역을 지나친 것을 빼고는 처음이었다. 그 옥수동 달동네에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개똥이 득실득실한 지저분한 동네 골목어귀에서 나눈 이야기는 경마이야기 였다.
지난 주에 경마장에 가서 돈을 잃은 이야기다. 넌지시 꺼내던 그남자의 말에 귀가 쫑긋했던 난, 계단에 걸터앉아 머리 조아리고 할일없이 있던 또 다른 남자의 말에 더 놀랬다. 그들은 경마에 대해 깊이 빠져들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 성수동
성수동은 과거 뚝섬 경마장시절의 경마관련 흔적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었다. 심지어는 기업의 이름에도 경마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성수역 부근의 한 순대국밥집, 11시가 좀 지났는 데 두 남자가 들어왔다. 한 남자만 순대국밥을 시켜 먹었고 다른 한 남자는 그냥 앉아서 마누라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순대국밥을 떠 먹고 있는 그 남자 머리에 대고 이야기를 한다.
이내 좀 있다 주고 받는 대화 중에서 내 귀에 걸려던 단어하나가 있었는 데, '게임'이었다. 몇개임할 거냐하는 .
뭘까하던 내 생각은 ...'바다이야기'같은 사행성게임을 생각했는데, 이내 또 다른 남자의 입에서 게임의 종류를 읽어 낼 수 있었다. 경마였다.
그들은 성수역에서 만나 순대국밥을 먹고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에 있는 마사랑지점으로 그들이 말한 게임을 하러 가는 것이다. 경마얘기가 나오자 얘기만 하던 남자는 소주 한병을 시켜 마주앉은 남자의 국밥을 좀 덜어 안주로 놓고 낮술을 했다. 경마 얘기를 하는 벌써부터 술이 땡기나 보다.
경마의 어두운 단면이다.
저녁이 돼 갈 무렵, 차들이 왜 이리 막히나 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경마가 끝나고 지점과 일대에 요령껏 주하해놓은 차량이 일시에 빠져 나가기 때문에 빚어지는 정체라는 걸.
그랬다. 분당에 살 때도 경마가 있는 날이면 지점이 있던 그곳 일대가 주자장이 되 버린 기억이.
담배 피지않는 사람이 흡연자가 내 뿜는 담배연기가 원망스럽듯이 경마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경마를 하는 사람들이 사람이 아닌 '경마하는 인간들'로 보일것이다.
'경마하는 인간들, 어쩌고 저쩌고..'
사감위나 마사회나 국회위원이나 모두 힘써야 하는 부분이 이런 부분인데 둘 다 여기에는 관심이 없다. 양쪽 다 그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업적으로 내세울 수 일에만 신경을 쓰고 이슈화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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