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의 주행습성은 말에 따라서 제각각이다. 대개는 데뷔초기 선행형의 말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승군을 하면서 점점 주행스타일을 선행형에서 선입형내지 추입스타일로 변경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선행을 하였을 때 좋은 성적을 거두는 말들은 승군을 하면서 보다 강한 강자들과 맞붙게 되는 데, 경주거리도 늘어날 경우 좋은 성적을 올린다는 게 쉽지가 않다. 선행을 받으면 좋은 성적을 올리겠지만 선행에 나서지 못하면 말은 뛰기를 싫어하게 되어 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진다.
지난 토요일 10경주 1800m경주에서 좋은 본보기가 있었다. 5전을 치르면서 선행으로 경주를 펼쳐 우승과 준우승 100%를 기록했던 클레버스타가 그예다.
클레버스타는 캐나다에서 수입된 혈통 좋은 말이다. 500kg이 넘는 당당한 체구와 혈통을 증명이라도 하듯 겨우 5전을 치렀을 뿐인데 혼합2군까지 단순에 올라왔던 것이다.
거리는 직전과 비교해서 100m가 늘어난 1800m였다. 상대말들 중에서 선행마들이 있었지만 선행에 나서는데는 별 어려움은 없어보였다. 그리고 그간 호흡을 쭉 맞춰왔던 명기수 문세영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게이트가 열렸지만 선행에 나선건 클레버스타가 아니었다. 방춘식기수의 강철권이 선두로 치고 나갔고 클레버스타는 결승점을 통과하는 동안 단한번도 선두를 탈환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클레버스타는 잠재력이 풍부한 말이다. 이번경주는 거리, 부담중량, 나이면에서 클레버스타에게 부담이 됐을 수 있다.
보여준 대로라면 클레버스타 역시 승군전으로 올라가면서 선행으로 승부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앞으로 주행습성의 변화가 있겠다. 한편으로는 이정도의 편성에서 선행받기가 그렇게 어려웠나 하는 생각도 든다. 클레버스타는 한바퀴를 다 돌아 나올때까지 선두를 따라 가기만 했다. 클레버스타의 습성을 잘 아는 문세영기수가 아니던가. 그런면에서 이번 경주는 향후를 위한 쉬어가는 경주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벌써 각질변경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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