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이야기

경주마이야기(2) : 사람도 감동한 불멸의 선행마 '신세대'

말이좋아 2006. 7. 18. 19:55

얼마전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의 열기.

그속에서 노장의 투혼을 발했던 프랑스 축구영웅 지네딘 지단, 그 선수가 나이가 많아 은퇴하기로 하고 뛴 마지마 경기로서 월드컵에 임했다고 들었다. 그 선수의 나이가 서른정도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그 TV속 지단 선수의 얼굴을 보며 나이를 대입시켰을 때, 살짝 놀랬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 그의 생김새로 보아 마흔을 앞두지 않았나 했던 것이다.

 

잉글랜드의 베컴 선수도 고령으로 은퇴를 생각하는 것으로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은퇴한 홍명보 선수, 황선홍 선수도 30대이다. 난 사실 이들이 나보다 늙어(?)보이는 얼굴임에도 나보다 훨씬 나이가 적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실 난 그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을 줄 알았다.

 

 대략보듯이 인간계(人間界)에서는 서른이란 나이가 운동선수로서는 한계를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마에서도 전성기를 구가하는 나이가 있는 데 대개 3세에서 기량이 발휘가 되기시작해서 4세,5세에 절정을 맞이하고 6세에는 노련미가 겸비된 홍명보같은 기량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7세,8세까지 현역으로 경주로에서 경주를 하는 마필이 더러 있긴 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고 우승보다는 입상정도를 염두에 두고 출주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 7세도 8세도 아닌 11세까지 현역으로 뛰다가 은퇴한 경주마가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바로 2003년 은퇴한 '신세대'이다.

<사진> 신세대                                                             사진출처-한국마사회

 

신세대는 호주산 마필로서 애비말은 Avon Valley이다.  1991년 태어났으며 2003년 7월12일 외국산1군경주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했다.

총 78경주에 출주하여 43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2착만 11번을 하였다. 총 벌어들인 상금이 9억8천만원이었고 승률 55%, 복승율 69%라는 혁혁한 전적을 자랑한다. 뿐만아니라 4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했다.

 

이말의 특징을 맨앞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선행형 마필로서 선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하겠다. 당시 이 마필과 선행경합을 벌였던 많은 마필들이 있었지만 선행하면 '신세대'라고 꼽을 정도였다.

 

말의 나이 11세면 사람의 나이로 환산을 하면 50대중반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세대가 경쟁했던 마필들이 4세,5세,6세.  사람의 나이로 보면 20대에서 30대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마필은 한때 노령으로 인해 성적이 부진해지자 은퇴시키기로 했는 데 은퇴를 결심할 때쯤, 예상외로 선전을 해줘 한번 두번 조금씩 뒤로 미루게 되었고, 말은 점점 회춘(?)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선행을 나서긴 했으나 경주중후반에 노령에 따른 체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행자리를 뺏기고 하위권을 맴돌던 마필이 조금씩 살아나는 가 싶더니 우승까지 차지하게 되었고 경마장을 가득메운 관중은 그 눈앞의 사실이 우연일 뿐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려고 '이번에는 어렵겠지, 이번에는 ....안될거야' 했지만 신세대는 여보란듯이 입상권을 넘나들었다.

 

 

이름이 신세대여서일까? 이 말은 인간의 환갑과도 같은 나이에 '진짜 신세대'처럼 종횡무진 했다.

 

이후 신세대를 사랑하는 많은 경마팬들과 마필관리자들은 노령의 신세대를 경주로에 계속뛰게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생각하여 그를 강제(?)은퇴시키기로 하고 성대한 은퇴식까지 차려주었다.

 

이번 여름 개봉하게 될 영화, 각설탕의 모티브가 신세대였다고 한다.

 

나는 신세대가 경주로에 질주할때마다 사실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프로라는 것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닌 것같다.

 

(지금 신세대는 은퇴후 승마훈련용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