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이야기

경주마이야기(33) : 1억 1천만원 경주마의 굴욕 '영혼의전사'

말이좋아 2008. 11. 14. 03:15

올 봄 한국경마사상 최고가의 경매가를 자랑하며 데뷔의 날을 기다린 영혼의전사가 데뷔도 못한 채 퇴사했다는 어이없는 뉴스를 들었다.

마치 만우절의 농담같은 이 이야기는 사실로 드러났다.

1억1천만원짜리의 경주마의 실력을 보기위해 근 1년을 기다려온 우리들에겐 이것은 제이에스홀드에 이은 또하나의 충격이고 배신이었다.

 

영혼의전사는 퇴사후 승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영혼의전사 퇴사이유는 경주마의 자격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주행조교의 불합격판정이었고 불합격의 원인을 살펴본 바 다리에 문제가 있어 경주마로서 부적합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고 경매가라는 것은 그만큼 경주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는 것인데, 주행능력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퇴사했다는 것은 정말이지 '사건'이다.

 

비싼 몸값과 성적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영혼의전사의 경우는 아이러니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영혼의전사의 불명예 퇴사는 마주는 물론이고 생산자, 조교사 그리고 우리와 같은 경마팬들 모두가 아쉬운 일이다.

 

한번 뛰어보지도 못하고 퇴사한 영혼의전사.

피지 못하고 떨어진 꽃봉우리처럼 가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