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명장면

지난 날의 수모를 떨쳐버린 시크릿웨펀과 박태종기수

말이좋아 2008. 7. 5. 00:35

1월 19일 1900m로 열린 경주대회에 출주한 시크릿웨펀은 남은 거리 200여미터를 앞두고 말에 안장에 앉혀져 있던

웨이트패드가 빠지게 되었고, 후검량결과 허용범위를 과다하게 오버되어 1위로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꼴지도 아닌 실격처리를 받게 된다.

 

사건은 단지 이것으로 끝난 것이아니었다.

당연히 우승호보로 여겼던 시크릿웨폰의 실격처리로 수없이 많은 돈들이 휴지조각이 되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산전수전 다겪었을 박태종기수였겠지만 이날의 사고는 본인 역시 마권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후 박태종기수와 시크릿웨펀의 오래 지속된 궁합은 그것으로 째졌고 문세영기수, 천창기기수, 신형철기수로 매번 기수가 바뀌는

초라한(?) 신세가 되었다. 신형철기수의 기승에서는 11착이라고 하는 굴욕적인 성적을 받기도 했다.

 

그후 근 5개월여가 지난 지난 6월 말 경주에서 시크릿웨펀은 다시 박태종기수와 호흡을 맞췄는 데, 실격 당시 같이 출주했던 갈샘을

보기 좋게 결승점을 아슬하게 앞두고 덜미를 잡으며 우승한 것이다.

 

'웨이트패드가 빠졌기에 그렇게 잘 달렸지 안그러면 잡지도 못해' 하며 당시 시크릿웨펀의 능력을 평가절하했던 사람들에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박태종기수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주행습성으로는 선입으로 가서 백스트래치에서 선행으로 나가는 선행형 마필이다. 하지만 이날 선입전개를 주로 하는 갈샘이

초기의 주행습성이던 선행으로 질주하므로서 시크릿웨펀은 따라가는 전개를 펼쳤고 3코너, 4코너를 돌아나올 때까지 선두마 갈샘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아 우승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했으나 무리하지 않는 전개를 하며 직선주로에서 갈샘을 따라 잡고 우승을 했다.

 

이날의 부담중량은 갈샘이 58kg, 시크릿웨펀이 61kg으로서 시크릿웨펀은 처음 짊어진 최고부중이었으며 1/2마신 차이 우승이었다.

더군다나 이날의 우승기록은 2000m를 2:06.8로 달려 1군마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게다가 부담중량이 61kg이나 되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날의 우승은 박태종기수와 시크릿웨펀, 그리고 마주와 조교사에게는 가슴 후련한 하루가 됐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