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이야기

경주마이야기(16) : 과천룰러,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인가

말이좋아 2007. 7. 28. 14:02

 

지난 6월24일 9경주 2000m 핸디캡 경주로 치뤄진 GIII급 서울마주협회장배는 외산마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경주대회였다.

 

당시 인기는 당대 최고의 능력마로서 수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섭서디와 폭발적 두각을 나타내며 경마팬들의 시선과 기대를 흠뻑받고 있는 밸리브리 두마리의 경합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분위기였다.

 

경마경주에서 절대란 없고 이변 또한 항상 존재하는 것이 상례이긴 하지만 이번의 겨우에서 두마리중 누가 우승을 할 것인가, 우승마와 준우승마의 능력차가 어떻게 되는가하는 것이 주된 흥미거리였다.

 

당시 배당을 본다면 밸리브리가 단승식 2.2, 연승식 1. 이었고, 섭서디가 단승식 2.5, 연승식 1.3이라고 하는 최저배당을 기록하였고 인기 3위 이하의 말들과의 배당율차이는 큰 편이었다. 과천룰러는 인기 5위마로서 단승식 14.6, 연승식 3.4였다.

 

발주후 과천룰러가 선행마로서 유리한 2번게이트에서 힘차게 치고나오면 선두에, 역시 밸리브리가 그 옆에 붙어 2위로 섭서디가 중간후미에서 자리를 잡으며 2코너를 돌아나갔고 백스트레치에서 밸리브리는 여전히 과천룰러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호흡조절에 나서고 섭서디는 거리차를 줄이기 위해 외곽으로 말을 추진선두에 가담하게 된다.

 

3코너를 접어들면서 추입을 위한 호흡조절에 나섰고 4코너를 돌아나오면서 밸리브리는 과천룰러에게 바싹 따라 붙고, 섭서디 또한 발걸음을 바삐 움직여 보지만 과천룰러와의 격차는 줄지 않고 오히려 후속마들이 따라붙는 상황이 되었다.

 

자신의 패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질주하던 과천룰러의 발걸음은 결승주로에서 밸리브리와 섭서디에게 추월당할 것이라 예상하며 응시하는 눈은 순식간에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그 경주에서 본 밸리브리와 섭서디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있는 경주마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힘한번 못써보고 허물어지는 것이 명마의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무슨 문제가 있지않을까 싶을정도로 말이다.

 

기승한 기수역시 최고 적임기수인 문세영기수였고 밸리브리 또한 여러번 호흡을 맞춘 윤기정기수였다. 솔직히 밸리브리의 경우 윤기정기수가 최고 적임기수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과천룰러는 선행에 능한 말로서 선행받을 경우 더욱 잘 뛰는 경향이 있다. 3세마로 1군에 승군한 뛰어난 마필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창의 전성기를 보내고있는 밸리브리와 7세마로 접어들기 하지만 여전히 능력에서 지존으로 평가받고 있는 섭서디가 있기에 과천룰러는 3세마라는 것이 오히려 감점요인이었을 수도 있다.

 

과천룰러, 과천의 통제자라는 그의 이름처럼 과천뻘을 어떻게 평정하게 될지,

한국 최고의 능력마 밸리브리와 섭서디를 대상경주에서 꺽어놓은 신예로서 향후 그의 발걸음에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흥미진진한 과천룰러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 반면에 향후 경주에서 밸리브리와 섭서디가 직전경주의 참패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곧 쇠퇴기를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밸리브리는 가파른 그의 성장세 만큼이나 가파른 하향세를 걸지나 않을지 괜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결승주로앞에서 느낀 점은 밸리브리의 발걸음이 처진다기 보다 타 마필의 발걸음이 오히려 돋보였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