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스케치

야간 경마 첫날- 목숨을 위협하는 낙마사고

말이좋아 2010. 7. 19. 23:24

한여름밤 경마를 즐기는 사람들의 유희, 야간경마이다.

 

경마를 좋아하든 안하든 야간에 불켜진 초록의 잔디밭을 바라보고 질주하는 경주마의 모습을 본다는 건

누가뭐래도 장관이고 추억할 만한 한 여름밤의 기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야간경마에는 훤한 대낮에 하는 경주와는 다르다.

워두운 밤 조명을 밝히고 달리는 경주이다 보니, 주간에 비해 매우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야간경마가 열리던 토요일까지 많은 장마비가 내렸다.

나는 그날 내리는 밤비속 헤치며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며 주간과는 확실히 위험한 운전환경을 느낀다.

비에 젖어 보이지 않는 차선이며, 빗방울과 습기에 가려 분간하기 어려운 사이드 미러, 언제 나타났는 지 '쌩'끼여드는 끼어들기 차량 등은 아찔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한순간의 방심이나, 판단착오가 나와 내가족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이처럼 경주로의 경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비가 오가 앞서 달리는 말이 튀긴 모래덩어리를 얼굴과 몸에 맞고 달리는 것이 안전할 리 만무하다.

매 경주, 수십수만명의 천문학적인 돈이 걸려있고 자신 역시 주어진 경주의 성적에 생계가 걸려있으니 최선을 다해야 함은 당연지사.

뿐만 아니라, 매 경주 혹시 느낀 위험을 회피하고자 했는데, 그것이 부진한 성적으로 연결됐을 경우 맞이하게 될 비난 역시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딜레마 속에 사고는 발생한다.

 

야간 경마가 열린 토, 일요일 모두 낙마 사고가 발생했다.

낙마사고 하면, 먼저 이미 고인이 된 임대규기수가 생각난다. 많은 경마인들이 좋아했던 임대규기수는 야간경마중 낙마사고로 사망했다. 토요일 낙마사고의 가해자가 되버린 박을운 기수 역시 몇해전 낙마사고로 발과 발목에 부스러져 대수술을 받고 간간히 기승을 하고 있는 낙마사고의 희생자이다.

 

낙마사고라는 것 자체가 위험하지만, 특히 시속 50~60km를 달리는 말에 걷어 채이거나 밟히거나 한다면 거의 죽음에 이른다. 살아나 병신이 안된다면 그나마 천운이라고 하겠다.

 

모든 기수가 낙마사고를 경험한다고 보면 되겠는데, 그 어느때 보다 야간경마의 낙마사고는 특히 경계해야 하겠다. 즐겁자고 간 경마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고를 목격한다는 것은 보는 이에게 고통이다.

 

이제 야간경마 첫주가 시행됐다. 남은 6일 부디 낙마사고 없기를 바라며, 일어난다해도 말과 기수 모두 다친데 없기 바란다.

 

낙마사고가 있은 토요일, 유도마에 기승한 기승자도 낙마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마장을 드나든 지도 이제 남에게 뒤지지 않거늘 유도기수가 낙마한 것은 이번이 초음이다.

 

유도마가 경주로를 그렇게 질주하는 것도 처음이요, 말에서 철퍼덕하고 모래주로위로 내팽게 쳐지는 것을 본 것도 처음이다.

 

비내린 야간 경마공원엔 늘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

 

 토요일 자리잡기에 의욕을 보인 4번마 박을운기수가 내측이로 자리를 잡으려다 3번마와 부딪혀 3번마 박상우기수가 낙마. 이번 사고에서 박을운기수가 큰 위해를 가하진 않았으나 상대가 수습기수라 상황판단이 부족했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쨋던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2착으로 들어 온 4번마는 실격처리되어 값진 준우승을 뺏기고 기승정지 처분을 받아야했다.

 

 

 

 망연자실한 기수

 

준우승 그러나 잠시후 실격처리와 기승정지

 

 일요일,조성곤기수의 낙마 : 안장이 빠져 떨어진 낙마사고다. 이것은 조교사와 기수 모두의 과실이라하겠다. 일종의 안전소홀이다. 그나마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재작년 임대규기수사고가 재현하는 줄 알고 나도 모르게 을 몇사례 질렀다. 사고걱정에 잃은 돈 아까워할 겨를이 없었다.

 

 

 

 

 

 

 

 

 

망연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