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아! 경마공원

말이좋아 2008. 3. 17. 19:27

경마공원을 주로 찾는 나로서는 그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곳에는 말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며 말의 거친 호흡을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서이다. 덧붙이자면 그 말위에 달라붙 듯이 올라 타 골인점을 향해 질주하는 기수와 말, 그 하나된 호흡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로인해 돈을 딴다면 바꿔말해 나의 예상이 적중해서 쌈지돈이 두둑해진다면 더불어 기분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않다.

 

그렇게 주말이면 나의 발길을 붙들어 매는 경마공원은 성인들이 와서 즐길 곳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족들이 나들이 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많이 느낀다.

 

설령 가족들이 아닌 혼자 오거나 같이 오더라도 마찬가지다. 경마장이든 마사회가 운영하는 마사랑이든 그건 마찬가지다. 줄을 서서 마권을 사기위해 서있는 사람들은 새치기를 하기 일쑤가, 그로인해 시비가 붙는 일도 좀 줄어들었나 싶더니 요사이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새치기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새치기를 하고서도 욕설이나 위협을 가하는 무례한들이 득실되고 있고 어깨띠를 두른 아르바이트학생들은 어디로 갔는 지 있으나 마나 하고, 객장안에서는 금연이련만 버젓이 담배피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담배피는 것을 통제하고 발견했을 때는 저지를 하고는 있지만, 그러기에는 역부족이다. 일전에 담배피는 사람들이 객장과 화장실에서 늘 발견되고 있는 데 좀 더 적극적으로 단속해야하지 않냐고 하니 일일이 어찌 다 찾아다니며 하냐고 간부 한사람이 말한다.

 

옳은 얘기인것도 같다.

일일이 어찌 그들을 다 찾아 다니며 할꼬. 그래 그말이 맞겠다.

그럼 저 험악하게 생긴 사람 또는 돈잃고 껄렁껄렁하며 담배 피는 그 사람들을 발견하면 우리는 어찌할꼬?

 

잽싸게 안전요원을 찾아가서 일러주까? 일러주고 나니 담배끄고 시치미 떼면 나는 어쩌나?

병신되나?

마사회가 이해는 된다. 그렇다면? 그래 담배피는 그놈들이 아주 순 상놈들인게지. 눈치만 보고 있는 우리는 말못하는 순 등신들이고.

 

옆에 있는 사람은 마권을 적중한 마권을 창구에서 바꾸는 데 십만원짜리가 열장은 충분히 넘어 보이는 데 한 마권당 십육만원어치 환급금이 나온다. 보아하니 댓길이를 맞춘 모양이다.

어림잡아 구매금액이 백만원은 족히 넘어 보인다.

 

구매 상한액이 십만원이 아닌가? 그렇다면 저사람은 구매한도를 훨씬 초과해서 샀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런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이건 내가 알고 마사회가 알고 국회의원도 아는 얘기다. 그래서 주민등록어쩌고 실명제 어쩌고 하는 얘기도 나왔다.

 

맞추면 그래도 다행이다. 문제는 잃었을 그 누군가가 문제다. 그 누군가가 그렇게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샀다가 잃고 집으로 직장으로 갔을 때, 그 사실을 안 가족이, 친구가

 

아이구~! 이번에는 좀 잃었군요!

하겠는 가 아니면 ???!

 

마사회에 바란다.

경마공원을 정말 가족공원이라 생각한다면 가족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냐고 묻고 싶다.

날씨 좋은 날에는 주로내 공원이라도 가면 되지만 겨울에는? 겨울에는 오지말고 집에 있든지 다른곳에 가라고요? 그럼 그렇게 하라고 출입제한을 해주시든지. 공원이라 해서 놀러 왔는 데 험하게 생긴 사람들의 험한 꼴을 본다면...그날의 기분은?

 

마사회가 영프라자, 우먼프라자 등을 만들어 놓고 나름대로 고객편의에 신경쓰고 있음을 알고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건의와 불만을 일일이 다들어 줄 수 없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점은 꼭 주지시키고 싶다. 내가 경마를 끊더라도.

 

경마장내는 무질서하다.

무질서라하면 마사회는 돗자리 사용금지, 유모차 출입금지, 금연, 뭐 이런 걸 생각한다.

경마장의 무질서라 함은 주변사람들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거나 위협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더 크다. 보이지 않는 무질서다. 경마공원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그것이야 말로 경마장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소들이다.

 

삼삼오오 입도선매식으로 자리를 터잡고 앉아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통제되지 않는 그들

그들이 경마를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이 마사회를 먹여살리는 주고객이기도 하다.

 

매출을 생각해야하고 방대해진 조직의 살림을 생각해 볼 때 그들을 포기할 수 는 없을터.

 

주로내공원도 있지만, 그곳에서 경마를 보라 함은 고역이다. 그곳은 그냥 애들이랑 놀수 있는 공간일 뿐이다. 경마를 하면서 보는 공간은 될 수 없다.

뭐 모니터로 보면 되지 않냐고?  모니터로 볼라 치면 경마장 안오지.

그래도 말 뛰는 거 보이잖냐고?  물론 보이지, 큰 전광판 세개에 가로막혀있어 전광판 뒤만 바라 볼 뿐.

 

그럼 어떻하라고? 글쎄...나도 그래서 답답하네, 그려. 내가 마사회 회장이면 욕먹고라도 어떻게 해볼텐데. 그래서 말인데, 럭키빌, 해피빌 전관의 한층을 가족단위에게 내주면 어떤가 하네.

 

돈받고 자리 팔아 푼돈 버는 것도 좋지만, 물론 그런 서비스도 필요하겠지만.

가족들이 이사람, 저사람 눈치보며 하는 것 보다 낮지 않는가? 그들이 마사회를 좋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돈들여 마사회 이미지 광고 하고 싶어 애쓰시는 데 그것보단 이것이 더 효과적이고 빠를 것 같은데,

싫음말고 내말이 맞으면 모르쇠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갑자기 생각났다. 어제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우리아기에게 그런다. '조기교육하네'하고

여기서 조기교육이 뭔지는 말 안해도 다 알 것이다. 그말은 우리를 우롱하는 말이었다. 이번 여름이 지나면 경마장 발길을 끊을 생각이다. 정말 우리 아기의 조기교육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