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To. 마사회

말이좋아 2006. 8. 5. 11:15

8월4일 부산경남경마장을 찾았다.

 

경주개최일에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우선은 아직도 시설공사중인 것이 현재 미완성이란 걸 암시하고 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마사회에 몇가지 소감을 적어보고자 한다. 도움되었으면 한다.

 

주로내공원은 시설공사 중이었고, 식수된 어린 나무가 무성한 가지로 그늘을 만들어 주기에는 십년의 세월은 족히 걸릴 것같은 부산경마장은 시민들의 그늘이 되어주기에는 현재가 너무 덥고 삭막하다.

 

수령이 좀 더 오래된 활엽수를 심는 것이 비용은 들더라도 '공원'으로서 정착하기에는 더 빠르지 않았을까한다. 

 

현재 경마일이 평일인 금요일에 개최되고 있고 지방이란 점을 감안하면 내방객들이 많지는 않아 1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관람대가 붐비지도 않고 주차장 역시 여유롭다.

 

서울경마공원에 비하면 규모면에서는 작다.

 

그러나 그 시설은 관람객들이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4층 가족관람대의 경우는 2인석으로 구성되어 각 테이블마다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배당과 예시장 등을 마음대로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케이블방송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어찌보면 호사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서울경마공원에서 느끼기 힘든 것들이다. 적어도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말이다.

 

외부관람대는 계단에 걸터앉는 서울과 다르게 좌석이 설치되어 경주로와 좀 더 가깝게 관전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시선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예시장에서 출주하는 마필들이 관람석 옆을 바로 통과하게 돼있어 관람객들이 기수와 말이 출주하는 장면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응원할 수 있는 점들이다.

이 부분은 외국 영화에서는 볼 수 있는 장면들이기도 한데, 폐쇄된 서울경마공원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경마장이 연인끼리 또는 가족단위공원으로서 사랑받고 싶다면 이렇게 오픈공간이 필요하다.

 

과거의 부정으로 얼룩지고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관람객과 기수와 마필이 단절되어 있는 공간은 어쩐지 도박장의 냄새가 가셔지지 않고 있는 지도 모른다.

 

바로앞에서 출주하는 기수와 마필을 어린이 그리고 그 부모, 연인, 친구 들이 보며 생동감을 느끼고 즐거워 하는 것이 참 공원의 모습이다.

또한 기수검량 역시 경주로와 맞닿은 입구에서 진행을 하는 그 투명성과 흥미로움은 말 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모든 점에서 부산경마공원은 서울경마공원보다 월등히 낫다고 생각된다.

 

오로지 베팅을 위한 시설로서만 존재하는 것같은 서울경마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 '도박장' 냄새가 더 강하다. 경마장이라고 해도 운치도 하나 없이 삭막할 뿐이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다른 점은 부산경마공원은 경주로앞 저편으로 시야가 탁 트여져있어 가슴이 시원해져 온다. 저멀리 산이 보이고 그 사이로 넓은 푸른 논밭인 평야가 있어 왠지 풍요로워 보이는 것이 목가적인 분위기가 제법 풍긴다.

 

시설에 관련해서 소감을 적어 봤는 데, 이번에는 경주의 내용에서 말해본다면 한마디로 실망이다.

4코너를 돌아나오는 모습이 마치 큐대에 맞은 포켓볼이 흩어지는 것같다.

 

내측으로 자리잡아 나오던 기수가 선두마필사이로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데도 외곽으로 말몰이를 해서 거리를 손해본다던지, 어떤 기수는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 말에서 벌떡 일어서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결국 최선을 다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서울경마공원에서 소위 '꼬마'리고 불릴 수습기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기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부산경마공원이고 보니 경주내용에 있어서는 정말 상식밖이다.

 

부산경마공원에서 베팅한다는 것은 어쩌면 돈을 그냥 버리겠다는 거랑 진배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 용병기수로 활동하는 베이커 역시 서울경마공원의 고참기수와 기량면에서 나은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정리하자면,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이 상황에서는 10년후 정도가 흘러야 공원으로서 기능을 할 것 같고

경주내용은 대폭 강화해야 할 것같다.

 

관람대 가까이 설치된 출주로는 '베리 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