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영화

강추 - 씨비스킷(Sea Buiscuit)

말이좋아 2006. 7. 30. 14:11

 

 

3년전 시사회에서 영화로 봤다.

 

'씨비스킷(Sea Buiscuit)'

 

Sea Buiscuit 은 우리말로 한다면 '선원들의 식사'라고 한다.

영문명(英文名)을 볼때면 서양사람들의 언어사고와 우리의 사고가 많이 다른 것을 느낀다.

 

말이름으로서 '선원들의 식사'라는 것이 과연 어울릴 수 가 있겠는가.

뭐 그건 그렇고.

 

쉽게 이 영화를 설명하자면,

 

문명으로인해 야생마와 함게 살아온 자신의 일을 잃게된 사람과 번창하던 사업의 몰락, 불의로 홀로된 후 주위로 부터 무시와 모멸감으로 살아온 기수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경주마로서 버림받은 말 '씨비스킷'을 만나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감동적인 영화라 하겠다.

 

영화의 압권은 역시 박진감 넘치는 경주장면이다.

 

# 제작노트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명배우들과 제작진이 뭉쳐서 베스트셀러 논픽션에 위대한 정신과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 영화는 미국과 미국인들을 일깨운 감동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걸작이다. 희망이 산산이 부서졌던 1930년대 공황기, 사람들은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한 왜소한 경주마로부터 위대한 영웅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 작품은 상처 입은 사람들 즉, 영혼이 부서진 청년 쟈니 “레드” 폴라드(토비 맥과이어 분), 백만장자였지만 가족과 재산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업가 찰스 하워드(아카데미상에 네 차례나 노미네이션을 받은 제프 브리지스 분),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잊혀져가는 말 조련사이자 카우보이 톰 스미스(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크리스 쿠퍼 역) 등의 세 사람은 서로에게서 “희망이라는 이름의 위대한 스승”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은 오직 불가능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세상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그 모든 불가능을 향해 도전한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게리 로스(<플레전트빌>,<데이브> 연출)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미국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읽히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논픽션 (著者-로라 힐렌브랜드)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다. 1930년대 후반기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미국인의 정신 속에 강렬하게 각인된 경주마의 실화를 스크린에 담기 위해 각본, 감독, 제작을 담당한 게리 로스는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을 구성했다. 경주마 기수 레드 배역의 토비 맥과이어, 백만장자에서 마주로 거듭 태어난 하워드 배역의 제프 브리지스,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잊혀질 뻔했던 조련사 스미스 배역의 크리스 쿠퍼와 함께 출연한 배우들은 <캐치 미 이프 유
캔>,<스파이더맨>에서 레오나도 디카프리오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엘리자베스 뱅크스(찰스 하워드의 아내인 마르셀라 하워드 역), 명예의 전당에 오른 기수 출신이자 극영화에 처음 출연하는 게리 스티븐스(조지 “더 아이스맨” 울프 역),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윌리엄 H. 메이시(<파고>,<부기 나이츠>에 출연) 등이다.

게리 로스와 함께 제작을 맡은 캐슬린 케네디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유명 제작자로서 ,<식스 센스> 등을 제작했으며, 프랭크 마샬은 <싸인>과 <본 아이덴티티>를 제작했다. 제인 신델도 제작자로 참여했다. <씨비스킷>의 원작은 로라 힐렌브랜드가 쓴 베스트셀러 논픽션 다. <브루스 올마이티>의 게리 바버, <브루스 올마이티>,<리쿠르트>의 로저 번바움, 레드 배역의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 <플레전트빌>의 앨리슨 토마스는 제작총지휘 역할로 참여했다.

20세기 초의 미국을 사실적으로 영상에 담은 촬영감독은 <루키>와 <아마겟돈>의 존 슈왈츠만이 담당했다. 두 차례에 걸쳐서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지나인 오피월은 미술감독을 맡았고, <알리>,<인사이더>에 참여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경력을 가진 윌리엄 골든버그는 편집을 담당했다. <해리포터>와 플레전트빌> 등으로 아카데미상에 두 차례에 걸쳐 후보로 오른 쥬디애나 마코프스키는 의상 디자인을 담당했다. <몬스터 주식회사>,<토이 스토리> 등에 참여했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랜디 뉴만은 음악을 맡았다.


세기의 걸작 프로젝트의 탄생

2004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목표로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과 베스트셀러 작가가 만났다!

1996년, 딴 주제에 관한 글을 준비하고 있던 로라 힐렌브랜드 작가는 미국의 공황기에 명성을 떨쳤던 경주마 “씨비스킷”의 마주와 조련사에 관한 자료를 접하게 된다. 다섯 살 때 처음으로 말을 가져본 힐렌브랜드는 말에 관한 자신의 애정과 말의 역사에 관한 글을 “에쿠우스(Equus)”나 기타의 많은 간행물에 기고한 바 있다. 힐렌브랜드는 어렸을 적에 “씨비스킷”에 관해 읽은 경험이 있으며, 경마 애호가로서 혹은 경마에 관한 글을 기고하는 작가로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씨비스킷”의 이름을 만나곤 했다. 그녀의 관심은 주로 경주마 “씨비스킷”에만 있었지만 구부정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공황기의 미국인들을 감동시킨 “씨비스킷”에 관해 점차 더 알게 되면서 “씨비스킷”의 마주와 조련사, 그리고 기수에 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들을 발견한 작은 기쁨이 훗날 그녀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킬 논픽션의 주인공이 되도록 만들어 주리라곤 그녀도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4년 뒤, 힐렌브랜드는 완성된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그녀가 가졌던 최초의 기대는 소박한 수준이었다. 그녀는 “5,000부만 팔려도 기뻤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씨비스킷’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기뻤을 테니까!”하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저자는 편집자가 책을 출판한지 단 5일 만에 “씨비스킷”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는 연락을 해올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씨비스킷”은 베스트셀러 8위로 데뷔한 다음 1주일 뒤 2위에 올랐고, 3주 차에는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독자들과 비평가들의 반응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뉴욕 타임즈, 워싱톤 포스트, 타임, 피플, USA 투데이, 이코노미스트 등이 포함된 20개 이상의 출판 및 언론사로부터 그 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씨비스킷”은 그 해의 북센스(BookSense) 논픽션 북 상과 윌리엄 힐 스포츠 북 상을 수상했다. 소장용 하드카버 장정의 책은 무려 30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2002년 4월 14일에 동일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른 보급판 페이퍼백은 60주 이상 리스트에 올랐으며, 현재도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재능이 있는 스토리텔링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인 게리 로스 또한 오랫동안 경마의 팬이다. 게리 로스는 경마 애호가이기도 한 아내(제작총지휘자로 참여한 앨리슨 토마스)와 함께 우연히 <온전한 네 다리로 딛고 일어서서: Four Good Legs Between Us>라는 제목의 글을 읽게 됐는데, 시련 투성이의 인생 역정을 살아낸 세 명의 인물과 경주마로 연상하기 힘든 경주마에 관한 글이었고 그을 쓴 저자는 로라 힐렌브랜드였다. 영화 판권료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고, 게리 로스도 저자에게 전화를 했다.

다음은 게리 로스 감독의 회상이다. “난 그녀와 경마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것도 장장 2시간 동안! 난 힐렌브랜드가 경마에 관해 열정적인 작가라고 느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녀가 ”씨비스킷“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은 이유에서 내가 ”씨비스킷“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녀가 믿어주었다는 점이다.”

힐렌브랜드의 설명을 들어보자. “수많은 내 독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난 경마장에 가본 적도 없다. 난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은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그 이유는 ‘씨비스킷’의 스토리에 ‘시련을 극복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주된 관심사도 항상 그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래서 말의 머리가 내 책의 커버엔 들어가 있지 않다. 난 사람들의 얼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내 책이 인간의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의도했다.”

미국을 떨쳤던 경주마의 이야기 뒤에는 결코 흔하지 않은 인간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것은 미국 역사에서 기념비적이었던 시기로 기록된 혼돈의 1930년대를 배경으로 드라마틱한 자연경관과 함께 펼쳐지는 감동적인 인간애와 스릴, 그리고 박진감이 넘치는 경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감동과 교훈으로 가득한 금세기 최고의 드라마

논픽션 작가 힐렌브랜드는 불우한 경주마와 상처 입은 세 영혼의 이야기를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는 경마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는 작업을 사랑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그와 같은 애정을 글로써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경마 스토리를 들려줄 수는 있어도 보여줄 순 없는 자기의 역할에 갈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녀의 술회다. “게리 로스를 처음 만났을 때 난 그가 적임자라고 확신했다. 게리도 나처럼 경마의 스피드, 위험, 그리고 아름다움에 관해 전율을 느꼈다. 난 그가 만든 작품들마다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게리라면 충분히 내 책의 감동을 영상에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결국 게리는 훌륭한 각본을 완성했고,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내다.”

경마 기수와 마주, 조련사는 힐렌브랜드가 들려주고자 하는 스토리의 핵심적인 축이다. “영화 판권을 어느 제작사와 어느 감독에게 양도하는가의 문제를 놓고 고민할 때 나에게 확신을 준 것은 가슴속에 상처를 입은 세 주인공과 경주마,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아픔에 관한 게리 로스 감독의 헌신적인 애정과 태도였다. 픽션이 필요한 부분에서 게리는 나에게 연락해서 자신이 구상하는 스토리를 놓고 나의 견해를 묻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원작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은 언제나 큰 도전을 요구한다. 어떤 부분은 살리고 어떤 부분은 죽이느냐의 선택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게리 로스는 힐렌브랜드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서 탄생시킨 4백 페이지 분량의 상세한 내용을 압축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게리 로스가 제일 먼저 한 작업은 스토리의 아우트라인을 잡는 것이었다. 다음은 감독의 설명이다. “스크린을 위해 원작의 스토리를 각색할 때 중요한 것은 스토리의 핵심적인 요소와 주제들을 뽑아내고, 독자는 물론 관객을 감동시킬 요소들을 뽑아내는 작업이다.”

게리 로스의 관심을 사로잡은 요소는 세 주인공들이 믿기 어려울 만큼 힘겨웠던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고, “각자”였던 그들이 “함께”가 되어 그들의 삶을 새로 일으켜 세운 불굴의 용기였다. “레드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하워드는 아들을 잃고, 스미스는 삶의 행로를 잃어버렸다.” 게리 로스 감독의 설명이다. “내가 힐렌드밴드의 논픽션에서 발견한 것은 인생을 포기하기 직전의 세 주인공이 서로에게 마음을 연 다음, 그들만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기까지의 그들의 인생 역정이 나를 사로잡았다.”

감독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각색 작업과 관련, 가장 중요한 점은 원작에 담긴 정신과 영혼에 충실히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이번 영화 작업의 나침반이기도 했다.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독창적인 창작을 위해 각색을 해야 될 경우, 나는 힐렌브랜드의 견해를 청했고 그녀는 놀라울 만큼 소탈한 자세로 협조를 해주었다.” 각본을 완성한 게리 로스 감독은 작가의 최종 의견을 듣기 위해 시나리오를 작가에게 보냈다. “난 각본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읽어나가면서 줄곧 황홀한 환희를 느꼈다. 그의 각본은 매우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다. 그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절묘하게 엮은 다음 자신의 창의력과 독창적인 시각적 감각을 보탰다. 한 마디로 환상적이었다.”

힐렌브랜드와 게리 로스 감독이 판단한 스토리의 핵심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주인공 즉, 경주마 “씨비스킷”의 기수인 쟈니 “레드” 폴라드, 조련사 톰 스미스, 마주 찰스 하워드 사이의 특별한 관계다. 각자의 주인공은 함께 만나기 전까지 각자의 드라마틱한 인생의 스토리를 갖고 있고, 그들의 인생 역정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지만 오직 그들만이 알아본 놀라운 경주마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게 된다.



캐스팅

경마 기수 쟈니 “레드” 폴라드의 배역에 토비 맥과이어가 캐스팅됐다. 게리 로스는 이미 <플레전트빌>에서 10대 소년 역으로 토비 맥과이어를 캐스팅한 바 있다. 다음은 맥과이어의 술회다. “게리를 만났더니 그는 나에게 대뜸 ‘씨비스킷’ 책을 구입해서 한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씨비스킷’은 환상적이었고, 단번에 나를 사로잡았다. 쟈니 “레드” 폴라드는 죽도록 일해도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삶을 살았다. 어렸을 무렵 부모와 이별하면서 간이 경마장에 버려지다시피 한 그는 힘겨운 세상에서 삶을 스스로 개척하며 버텨야만 했다. 굶주린 배나 간신히 채워주는 수준의 경마 기수 급여로는 살기 힘들었던 그는 내기 복싱에서 처절하게 번 돈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갔다.

폴라드는 다른 기수들 사이에서 사뭇 다르게 비쳤다. 방랑자 같은 삶을 살면서도 그의 옷가방엔 책들이 가득했고, 한 뼘 크기의 그의 방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서 인용한 글귀가 가득했다. 짙은 붉은 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을 가진 훤칠한 키의 폴라드는 다른 기수들에겐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다. 게리 로스 감독은 쟈니 “레드” 폴라드와 토비 맥과이어 사이에서 유사점을 발견했다. 다음은 게리 로스의 설명이다. “난 토비를 잘 안다. 그는 힘든 삶을 살아왔고, 그의 내면에는 뜨거운 분노가 내재되어 있다. 아울러 복합적인 개성과 거친 내면을 품고 있다.”

다음은 제작을 맡은 케슬린 케네디의 설명이다. “내가 볼 때 토비 맥과이어는 새로운 세대의 로버트 드 니로다. 그에겐 날카로운 의지력이 있는 동시에 상처받기 쉬운, 여린 면도 있다. 난 게리가 맥과이어의 그런 점을 보고 폴라드의 배역에 적임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믿는다. 쟈니 ‘레드’ 폴라드의 내면에는 온통 분노와 격정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볼품없던 ‘씨비스킷’ 사이의 관계는 다른 어떤 기수도 엄두를 내지 못했을 만큼 특별한 관계였다. 둘은 서로에게서 공통적인 아픔을 느끼고 교감했기 때문이다. 둘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졌으며, 쟈니 ‘레드’ 폴라드는 자신이 누구를 위한 기수가 되어야할 지를 발견했다. 그 결과 ‘씨비스킷’은 서서히 챔피언 경주마로 변신해갔다.”

토비 맥과이어가 <플레전트빌>,<아이스 스톰>,<원더 보이즈>,<스파이더맨>, 등과 같은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색깔의 작품에서 보여준 명연기는 평단은 물론 관객들로부터 찬사와 존경을 사로잡았다. <스파이더맨>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었고, 이제 속편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씨비스킷>이 그에게 굉장히 멋진
기회였다고 자신했다. 토비 맥과이어의 소감을 들어보자. “나에게 어울리는 굉장한 배역이었다. 난 도전을 원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것은 새로운 단계의 도전이었다. 게리 로스 감독은 쟈니 레드 폴라드 배역이 나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감독이 토비 맥과이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어보자. “토비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연기자다. 난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서민적인 삶에 관해 이해가 밝으며, 그의 내면엔 놀라운 열정과 지혜가 가득하다. 그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관대하고 이해심이 넓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런 점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찰스 하워드는 자수성가한 노력파이자 자신감에 넘치는 사업가인 동시에 놀라운 흥행 감각을 가진 흥행사다. 제작자 케네디의 설명을 들어보자. “보통의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는 영웅에 가까운 캐릭터다. 하워드는 자전거포 주인에서 시작해서 서부 최대의 뷰익 자동차 대리점 사장으로 번성하여 자동차의 대중화에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부의 상징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네 번에 걸쳐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제프 브리지스가 찰스 하워드 배역에 캐스팅됐다. 다음은 감독의 설명이다. “찰스 하워드는 그룹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캐릭터다. 제프를 캐스팅한 건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다. 그는 오랜 연기 경력을 가진 배우며, 수많은 놀라운 배역을 소화해낸 훌륭한 연기자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제프 브리지스는 이 영화의 스토리와 사적인 인연이 있었다. 브리지스의 술회를 들어보자. “난 책이 출간된 직후 책에 관해 알고 있었다. 나의 사촌 캐시 심슨이 나한테 전화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방금 책을 읽었어. 찰스 하워드 역을 맡아봐.’ 난 이렇게 대답했다. ‘농담하지 마, 찰스 하워드가 누군데?’ 그러자 그녀는 ‘하워드는 씨비스킷의 마주야.’라고 말했다. 내 사촌이 그토록 흥분했던 이유는 우리의 할아버지인 프레드 심슨이 1주일에 서너 차례씩 경마장에 다녔던 기억과도 맞물려있다. 10대 시절 나는 할아버지를 차에 모시고 산타 아니타의 경마장에 다녔던 적이 있다. 할아버지는 분명 ‘씨비스킷’에도 돈을 거시곤 했을 것이다. 영화를 찍는 동안 나는 하늘에 계실 할아버지가 나를 내려다보면서 빙그레 웃으실 모습이 연상되곤 했다.”

제작자 프랭크 마셜은 브리지스에 관해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제프 브리지스가 곧 찰스 하워드다. 그가 하워드의 캐릭터를 되살려냈다.”

“씨비스킷”의 조련사인 톰 스미스 배역에는 크리스 쿠퍼가 캐스팅됐다. 스미스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으로부터 그가 속할 자리를 잃어버린 사람이며 사람들보다는 말들과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캐릭터다. 다음은 제작자 케네디의 평이다. “크리스 쿠퍼는 탁월한 경력의 소유자다. 맡는 배역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에도 능한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는 연기자다. 게리 로스 감독과 나는 크리스가 <아메리칸 뷰티>에서 보여준 연기에 굉장히 매료됐었다. 크리스 쿠퍼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어뎁테이션>에서 그가 했던 연기를 보면서 게리 로스 감독과 나는 크리스야 말로 톰 스미스의 내면을 가장 잘 소화해낼 배우라고 확신했다.”아버지와 함께 20년 이상 소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크리스 쿠퍼는 극 중 스미스가 어떤 인물이 돼야 할지에 관해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서 스미스의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다음은 쿠퍼의 회상이다. “나는 감독이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난 내가 제대로 기여함으로써 그의 중압감을 덜어주고 싶었다. 난 내 배역을 철저히 준비했고, 스미스를 어떻게 그려야하는지에 관해 의견을 냈으며, 게리 또한 내가 창조한 스미스의 캐릭터에 대단히 흡족해했다.”

다음은 크리스 쿠퍼에 대한 감독의 평이다. “크리스에겐 자연스러운 서부의 이미지가 담겨있다. 그의 걸음걸이, 그의 목소리, 그의 신체적 느낌엔 모두 서부의 느낌이 담겨있다. 경마장에서 경주 장면을 찍을 때나 교회 장면 혹은 세련된 동부의 마구간에서 촬영할 때도 그는 그런 이미지를 잃지 않았다. 그는 서부의 은근한 생동감 그 자체다.”인생의 벼랑에서 추락하기 직전의 절망에 빠져있던 하워드를 새로운 희망의 삶으로 이끈 여성은 미모의 마르셀라 자발라다. “마르셀라는 찰스 하워드가 누구에게서도 위로를 받지 못할 때 그의 삶에 들어온 여성이다.” 제작자 케네디의 설명이다. “하워드는 당시 아들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였고, 무척 외로운 존재였었는데 마르셀라가 다가와서 희망의 빛을 건네 준 것이다.”

마르셀라 하워드는 남편과는 절반의 나이에 불과했지만 우아하고 두려움이 없었으며, 모험심이 강했다. 사파리 여행을 다닐 무렵 그녀는 그들의 캠프를 위협하던 사자를 물리친 적이 있을 정도다. 왈도프 아스토리아에 푸른 원숭이를 밀수한 적도 있었다. 다음은 제작 총지휘를 맡은 로빈 비셀의 회상이다. “우린 마르셀라 배역을 위해 많은 후보자를 물색했다.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오디션을 받을 차례가 됐을 때 우린 그녀에게 그녀와 제프가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장면의 대사를 맡겨보았다. 그녀의 연기는 너무나 진솔했고, 우린 만장일치로 그녀를 지목했다.” “엘리자베스는 옛날 영화의 스타와 같은 느낌과 자질을 갖춘 배우다.” 비셀의 평가다. “로렌 바콜처럼 그녀에겐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가득했고, 남자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절묘한 조화로움을 잃지 않았다.” 21세기의 강한 여성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엘리자베스 뱅크스에게 20세기 초의 여성상과 이미지가 강조되는 마르셀라의 배역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뱅크스의 소감을 들어보자. “연기 연습을 하면서 역점을 둔 것들 중 하나는 외적인 강인함이 강조된 마르셀라의 세계에 익숙해지는 것이었다. 난 그녀의 메이크업, 의상, 헤어스타일, 몸매의 자세 등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1930년대 당시의 남성들과 여성들의 관계와 관련된 에티켓을 연구하면서 난 큰 흥미로움을 느꼈다. 1930년대의 아내들은 지금의 우리만큼 말수가 많지 않았다. 아울러 모든 결정은 남편에게 맡기는 경향이었다. 병원 장면의 경우, 현대의 여성이라면 의사 역할을 하는 연기자에게 성큼 다가가야 정상이다. 하지만 예전의 경우 여성들은 멀찌감치 뒤에 서 있다가 남편이 다가와서 상황을 얘기해줄 때까지 기다린다. 마르셀라는 균형을 잘 조절하는 여성이다. 그녀는 남편의 결정을 전적으로 따르는 경우와, 우아하면서도 두드러지지 않는 세심함을 견지하면서 자신의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경우를 모두 잘 아우르는 개성을 연기했다.”

“게리 스티븐스의 캐스팅은 내가 캐스팅을 담당해본 경험 중에서 가장 잘 한, 최상의 경험 중 하나다.” 이것은 게리 로스 감독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유명 기수인 게리 스티븐스에게 조지 ‘아이스맨’ 울프의 배역을 맡기자고 했을 때 제작자인 케네디가 느낀 소감이다. “게리 로스 감독은 단 한번도 스티븐스와 작업을 해본 적이 없지만, 미국 경마 역사상 최고의 기수 중 한 사람인 스티븐스가 연기에도 능할 것이란 점을 간파했다.” 감독의 설명도 함께 들어보자. “때로는 본능이 이성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때도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그는 무비스타의 외모를 갖고 있으며, 확신과 자신감에 찬 연기력도 겸비하고 있다.” 게리 스티븐스는 미국의 기수 역사에서 신화적인 존재다. 그는 무려 4,700회나 승리했으며,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승리를 여덟 차례-(1)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 세 살 된 말들의 경주로써, 해마다 켄터키의 루이스빌에서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개최된다.) 3회, (2) 프릭니스(Preakness: 세 살 된 말들의 경주로써 메릴랜드에서 개최된다.) 2회, (3) 벨몬트 스테이크스(Belmont Stakes: 세 살 된 말들의 경주로써 뉴욕에서 개최된다.) 3회 등-나 이루었다. 아울러 그는 여덟 개의 브리더스 컵 클래식스(Breeders' Cup Classics)에서 우승했으며 그의 경주마는 도합 2억 달러 이상의 상금을 벌었다. 스티븐스는 게리 로스 감독이 자기에게 배역을 제의했을 때 얼마나 진지한 제의인지 확신을 하지 못했다. “난 처음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켄터키 더비 이후 난 그에게 찾아갔고, 배역을 맡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난 이 영화가 그토록 큰 대작으로 만들어지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제작진은 스티븐스를 연기 코치인 래리 모스에게 보내서 며칠간 연기지도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모스는 하루 만에 스티븐스를 집에 돌려보냈다. 제작진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스티븐스는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스티븐스의 소감을 들어보자. “나에겐 행운이었다. 난 많은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조지 울프는 나와 매우 흡사한 기수였다. 그는 1급 실력의 기수였으며, 낙천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별명은 ‘아이스맨’이었는데, 당시의 사람들은 그의 혈관에 얼음물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어진 별명이다. 그는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이 없었으며, 큰 시합에 더 강했다. 난 그의 배역을 맡으면서 무한한 편안함을 느꼈다.”

감독이 특별하게 염두에 둔 배역 중 하나는 “틱-톡 맥글로글린”의 배역이다. 그의 배역에 맞는 적임자로는 <플레전트빌>의 동기생인 윌리엄 H. 메이시가 발탁됐다. 게리 로스는 속사포 같은 라디어 아나운서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다음은 감독의 회상이다. “틱-톡 캐릭터는 각본을 쓰고 있을 무렵 나에게 불쑥 떠올랐다. 스토리가
산타 아니타로 넘어가고 나서부터는 경마 리포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틱-톡은 유머가 뛰어나며, 따발총을
연상하게 만드는 언변과 언어의 유희에 뛰어난 캐릭터다.”

마지막으로 감독과 제작, 각본에 참여한 게리 로스는 역사가 데이비드 맥컬로우를 대신할 목소리 연기자를 캐스팅했다. 감독은 작가 힐렌브랜드가 책을 통해 생생하게 묘사한 역사적 정보를 스크린에서도 살리고 싶었다. 감독은 그 부분을 내레이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공황기는 그 자체가 드라마틱한 스토리여서 게리는 시나리오에 꼭 포함시키고 싶어 했다. 다음은 제작 총지휘를 맡은 앨리슨 토마스의 설명이다. “우리는 세 사람의 특별한 인물과 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걸맞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강렬하게 전달하려면 관객들에게 공황기에 관한 내용을 들려줄 필요가 있었다. 결국 데이비드 멕컬로우를 캐스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보다 드라마틱하면서도 사실적인 느낌을 전달하게 됐다.” 역사가 맥컬로우의 술회를 들어보자. “각본을 읽고난 다음 나는 정말 훌륭하고 멋진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역사적 스토리를 들려주는 역할로 도울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프랭크 마샬의 소감이다. “데이비드 맥컬로우가 얘기하는 내용은 누구나 믿고 싶어 하게 될 것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신뢰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극영화 속에 내레이션을 넣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맥컬로우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고, 그 시대에 미국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정보를 대사만으로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매우 크다. 시대의 정신을 잘 사로잡은 작품일 뿐만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위대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사실적이고도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제작진은 두 발 연기자들을 캐스팅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경주마로서 적격인 네 발 가진 연기자들을 선발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씨비스킷>의 말 조련을 위해서 러스티 헨드릭슨이 영입됐는데, 그는 <늑대와 춤을>,<패트리어트> 등 십수편의 작품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 말 전문가다. 몬태나 출신의 헨드릭슨은 에서 토비 맥과이어, <호스 위스퍼러>에서 크리스 쿠퍼, 그리고 에서 제프 브리지스 등과 이미 호흡을 맞춘 경력이 있다. 하지만 주로 서부 영화에 익수해있는 베테랑으로선 경마와 관련된 작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다음은 캐슬린 케네디의 설명이다. “우리는 진짜 기수를 말에 태워야 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가 캐스팅하는 말들이 비정상적으로 날뛰어서는 안 되며, 스토리를 위해 우리가 구상한 수많은 다른 경주 장면에서 필사적으로 달려야만 한다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기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영화를 위해 필요한 말을 구입해야 되며, 촬영용 경마장 세트도 만들기로 결정을 내렸다.”

헨드릭슨은 경주 장면을 위해서 필요한 50필 이상의 경주마를 미국 전역에서 구입했다. 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경주 장면은 가능한 한 최소 횟수로 촬영했으며, 당일에 연속해서 몇 차례씩 촬영하는 것을 피하고 이틀 간격으로 촬영했다. 기수를 태우고 질주하는 장면들인 만큼 말들의 건강상태는 최고여야만 했다. 모든 말들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수의사들을 통해 필히 검진을 거쳤다. “모든 말 중에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되는 말이 있었다.” 게리 로스 감독의 설명이다. 실존했던 ‘씨비스킷’ 같은 말은 1세기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말이다. 우리가 물색한 ‘씨비스킷’ 배역의 말은 우리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의 캐릭터를 갖고 있었고, 매우 지적이며 아주 특별한 개성을 가진 말이었다. 녀석은 하루 중 상당 시간을 잠으로 채웠다. 게다가 실제의 주인공 말처럼 매우 거칠었으며, 경쟁심도 유별났다. 또한 활달하면서도 때로는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우기도 했다. ‘씨비스킷’은 매우 독보적인 말이었기에 제작진은 ‘씨비스킷“과 비슷한 말을 구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다음은 헨드릭슨의 설명이다. “실존 ‘씨비스킷’은 경주마라고 하기엔 체구가 작은 편이었다. 씨비스킷’은 키가 15핸드(hand: 손바닥 폭. 4인치. 말의 키를 재는 단위)였으며 체중은 1,150 파운드였다. 적갈색의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씨비스킷의 몸에는 검은색 점이 군데군데 섞여있으며 흰색은 한군데도 없었다. 녀석이 아주 평범한 모습의 말이었다는 것은 우리로선 천만다행이었다.”

“씨비스킷” 배역을 맡을 후보 말은 당당하게 서있을 줄 아는 말이어야 했으며, 격분한 듯이 앞발을 휘저으며 일어설 줄 알아야 하고, 누구든 다가가면 물어뜯을 듯이 위협할 줄 알아야 했다. 아울러 마구간에서 다른 말과 개와 함께 엉켜서 누워있을 줄도 알아야 했고, 자신의 곁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접근시켜서 촬영을 해도 영향을 받지 않아야 했다. 또한 훈련은 받았지만 초보자 수준이나 다름없는 기수 역할의 연기자를 태우고 달리면서도 연기자가 등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조율할 줄 아는 말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어떤 조건보다 중요한 조건으로써 “씨비스킷”의 대역을 맡을 말은 경주에서 우승할 수 있어야 됨은 물론 패배할 줄도 알아야만 했다.

제작진이 명예의 전당에 오른 두 명의 기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작진으로선 축복에 가까운 것이었다. 조지 울프 배역의 게리 스티븐슨과 아울러 크리스 맥카론이 영입됐는데, 맥카론은 경주 장면을 어떻게 만들지에 관련된 디자이너 역할을 담당하여 게리 로스 감독과 붙어서 긴밀하게 작업했다. 다음은 제작 총지휘를 담당한 토마스의 설명이다. “우리는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크리스를 영입하고 싶었다. 제작진 입장에서 정말 행운이었던 건 그가 2002년 6월에 기수 세계로부터 은퇴했다는 점이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곧바로 우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달라진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우릴 도와줄 수 있었다. 심지어 그는 경주마 ‘제독’의 기수였던 찰리 커트싱어의 역할을 맡아서 질주하기도 했다.”

“우리는 경주 장면 촬영이 우리의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도전을 요구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작자 캐서린 케네디의 설명이다. “크리스는 경주마와 관련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가이드해주는 전문가의 실력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맥카론은 <씨비스킷>의 기수들을 위해 총 12명의 기수를 미국 전역에서 선발했다. 기수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경마 스포츠의 세계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을 영화에 참여하게 되자 너무나 열성적이었다. 다음은 맥카론의 술회다. “나는 게리 로스 감독이 각본에 경주 장면을 많이 넣어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난 그들 경주 장면이 진짜와 똑같이 사실적이라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는 진짜 경주마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수들에게도 큰 도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Thoroughbred(말의 한 종류)” 경마는 굉장한 위험이 잠재적으로 수반되는 스포츠다. 로라 힐랜브랜드 작가가 자신의 책에서 묘사했듯이 ‘Thoroughbred 말을 타고 달리다가 낙마를 하거나 사고를 입으면 마치 고속으로 달리던 차가 부서질 때 입을 수 있는 중상도 피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 “기수 가이드(Jockey's Guide)”에 따르면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에서만 해마다 평균 2500 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두 명이 사망하며, 두 명 반 꼴로 불구가 될 정도다. 시카고에 소재한 재활원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모든 기수들은 평균 3회의 부상을 입으며 경주 중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입원해있는 기간은 1인당 평균 8주에 달한다. 이와 같은 통계 자료에 입각하여 제작진은 다단계의 절차를 밟는 등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Thoroughbred 말들이 경마장에서 질주하는 다수의 명장면의 촬영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는 성공적인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맥과이어는 어린 시절, 경마장에서 말을 달려본 경험이 있으며, 이안 감독의 전쟁 드라마 에서 말을 달려본 경험이 있는 그지만 기수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연기하기 위해선 집중적인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토비 맥과이어는 신장이 5.8인치인데 그의 배역인 실존 쟈니 레드 폴라드는 키가 5.7인치다. 토비 맥과이어의 키를 가진 기수라면 굉장한 체중감량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토비는 체중감량을 위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프로그램에 따라야만 했다. 촬영 전 토비는 약 160 파운드였는데, 150정도만 되도 좋겠다고 생각한 제작진을 토비는 깜짝 놀라게 만들고 말았다. 감량 후의 그의 체중은 겨우 137파운드였다.

토비 맥과이어는 “LA Kings”의 체력단련 트레이너인 조 호리건을 통해 “1일 165칼로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받았는데, 이 프로그램은 올림픽 역도선수들이 받는 것과 똑같은 과정이다. 게리 로스 감독은 토비 맥과이어의 열정에 매료됐다. 호리건의 지도로 체력 훈련을 받는 동안 토비는 레이스 디자이너인 맥카론의 지도로 기수 훈련도 받았다. 그가 받은 훈련은 프로페셔널 기수들이라면 누구나 받는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총 5주 동안의 기수 훈련을 받은 뒤 토비 맥과이어는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을 비디오에 담아서 전문 기수들에게 보여주었다. 다음은 맥과이어의 회상이다. “처음엔 그들이 믿으려들지 않았다. 겨우 5주 훈련만 받은 사람이 어떻게 저런 자세를 잡을 수 있느냐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제프 브리지스는 자신의 배역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경우 언제든 힐렌브랜드 작가에게 연락을 해서 자문을 구하곤 했다. 다음은 브리지스의 회상이다. “몇 가지 의문점에서 그녀의 자문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그녀는 어떤 질문에도 소탈하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대답해줬다. 그녀는 나에게 하워드와 ‘씨비스킷’ 사이의 관계에 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줬다. 그녀는 수많은 사진들을 보여줬고, 심지어 그녀가 우연히 발견한 하워드의 소지품들 중 일부를 빌려주는 열성도 보여줬다. 그 소지품들을 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나는 생전의 그의 정신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가 있었다.”



촬영에 관하여

게리 로스는 가장 힘든 장면을 시작으로 기본적인 촬영 작업에 착수했다. 그가 촬영한 첫 장면은 견습 기수(bug boy)들이 경주를 벌이는 장면인데, 레드 폴라드가 실제로 겪었음직한 사실적인 장면을 촬영했다. 기수들은 시속 35마일로 달리는 말 위에서 상대를 낙마시키기 위하여 싸우는 장면이었다. “만약 당신이 요즘의 경마에서 딴 기수와 싸운다면 당신은 기수로서는 영구히 제명될 것이다.” 현역 기수인 조 로코의 설명이다. 경마 장면의 경우 촬영감독은 카메라를 달리는 말들 사이에 배치하여 말들과 가깝게 밀착한 상태에서 찍어야만 했다. 게리 로스 감독은 실제와 똑같은,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원했다. 감독은 어떤 위험도 각오하고, 새로운 것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칠게 질주하는 장면들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촬영 감독을 원했다. 결국 감독은 “아주 특별한 추천을 통해” 적임자를 찾아냈다. 다음은 감독의 회상이다. “내 아들 잭은 당시 여섯 살이었다. 하루는 녀석이 나한테 다가와서는 ‘아빠, 이 영화 한번 꼭 봐. 아빠의 영화를 찍어야 될 분이야.’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난 ‘잭, 좋아. 그 영화를 한번 볼게. 내 아들은 내가 그 영화를 좋아할 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고, 녀석의 말은 100% 옳았다. 난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을 느꼈다.”

아들이 추천한 영화는 <루키>였으며, 촬영감독은 존 슈왈츠만이었다. 게리의 회상을 더 들어보자. “난 영화가 시작된 다음에 입장했기 때문에 크레딧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난 누가 촬영했는지를 모르는 채로 영화를 봤다. 나는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다. 스토리텔링도 아름다웠으며, 카메라워크도 대단히 역동적이었다. 내 아들이 불쑥 나한테 이렇게 물었다. ‘아빠, <루키>의 베스트 장면이 어떤 건지 알아?’ 난 내 아들이 ‘홈런 장면이야.’하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녀석은 ‘지미 모리스가 철조망을 향해 공을 던지는 장면인데 관객의 눈에 비치는 장면은 포커스를 맞춘 철조망이야. 정작 지미 모리스의 모슺은 그 뒤에서 흐릿하게 보이잖아.’라고 하는 게 아닌가! 녀석의 말이 옳았다. 그건 정말 멋진 장면이었다.”

다음은 <진주만>,<아마겟돈>,<더 록> 등을 촬영한 존 슈왈츠만의 술회다. “재미삼아 하는 말이지만 참 아이러니했다. 내가 게리 로스의 눈에 선택된 것은 <진주만>이나 <아마겟돈> 등과 같은 거대한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들을 찍은 나의 경력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루키>를 보고 날 선택했다.” 각본의 내용을 영상으로 구상하는 단계에서 제작진은 “씨비스킷”의 경주 장면을 위해 힐렌브랜드의 고견을 참고로 드라마틱한 기획을 했다. 다음은 감독의 설명이다. “각 경주는 세 개의 단계로 구성됐다. 1단계는 클럽하우스를 지나 모서리를 턴 할 때며, 2단계는 백스트레치(back stretch: 결승선이 있는 코스와 반대 코스)에서 질주하는 단계며, 마지막 3단계는 백 스트레치의 코너를 돌아 홈스트레치(home stretch: 결승선 앞의 직선 코스)에서 질주하는 단계다. 게리 로스 감독은 각 단계별로 서로 다른 경주 장면을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싶었다.

힐렌브랜드의 상세한 묘사 덕분에 게리 로스 감독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경주 장면을 구상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감독의 술회다. “난 책을 읽기 전까지 경마가 얼마나 격정적이고, 얼마나 난폭하며,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얼마나 속도감 넘치는 스포츠인지 알지 못했다. 난 힐렌브랜드가 묘사한 내용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어떻게 연출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왜냐하면 책 속에서 작가는 경마를 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주 장면들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약 시속 60km로 달리는 동물을 구경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다.” 힐렌브랜드의 설명이다. “게리는 그것을 대단히 다이내믹하게 묘사했다. 각 경주 장면을 사실적으로 실감나게 묘사하고, 관객들에게 Thoroughbred 말의 경마의 격렬함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감독은 경마장 트랙 안에서 촬영을 하고 싶어 했다.” 감독의 변을 들어보자. “난 기수의 시각에서 영화를 찍고 싶었다. 경마 도중에 기수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아내고 싶었고 경마 도중 경마장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생동감 넘치게 담고 싶었다.”

게리 감독과 제작진은 시대적 배경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싶었다. 공황기의 경마장과 유사한 분위기를 가진 경마장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후보가 됨직한 경마장을 답사했다. <씨비스킷>의 스토리에 맞는 경마장을 위해 후보지는 세 가지 조건에 부합돼야만 했다. 첫째, 스토리에 등장하는 실제의 경마장이라야 된다. 둘째, 너무 현대화되지 않은 곳이어야 된다. 셋째, 경마장 내부 촬영을 허용하는 곳이어야 된다. 제작진은 캘리포니아의 헤멧에 소재한 가축 농장(100년 역사의 산실)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이곳에선 수습 기수들이 경마를 하는 장면을 찍었다. 캘리포니아의 포모나 페어플렉스(Pomona Fairplex)의 트랙과 관람석, 그리고 경마장 뒤 광장에서도 촬영했다. 이어진 로케이션 촬영은 사라토가에서 진행됐는데 이곳에선 뉴욕 시의 기수 클럽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촬영됐다. 그 다음엔 경마의 명문 도시인 켄터키의 렉싱톤으로 이동하여 유서 깊은 키니랜드 경마장 안에서 “씨비스킷”과 “제독”의 1대1 경주 장면을 찍었다. 제작진은 이곳에서만 3,500명 이상의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무려 14일 동안 역사적인 경주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제작진은 산타 아니타 경마장에서 촬영을 허락받은 것을 최대의 행운으로 생각한다. 이 경마장은 1934년 크리스마스 때 개장된 곳인데 거대한 위용을 갖춘 이 경마장의 텅 빈 관람석은 그 규모가 너무나 커서 수천 명의 엑스트라들이 의상을 갖추거나 메이크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 안에는 작은 세트도 만들어졌는데 특히 윌리엄 H. 메이시가 분한 “틱-톡”이 라디오 중계를 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의상에 관하여

영화의 사실적 느낌을 위해 미술 디자이너인 지나인 오프웰과 의상 디자이너인 쥬디앤 모코프스키의 역할 또한 필수적이었다. 다음은 마코프스키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스케일이 굉장히 큰 영화다. 단순히 세 주인공과 말의 스토리를 담은 영화가 아니라 대공황의 비극과 미국의 역사를 담은 영화다. 나를 주눅 들게 만든 첫 번째 요소는 삶의 모든 단면들을 어떻게 잘 묘사하느냐였다. 역사적으로 분명히 존재했던 모든 것을 정확하게 연출해야 된다는 것은 실로 기가 꺾이게 만드는 일이었다.”

<씨비스킷>은 특정 장면의 경우 한번에 650명의 엑스트라까지도 동원해서 촬영해야 되는 영화였기 때문에 의상 디자이너에게 분명 커다란 도전을 요구하는 작품이었다. 군중 장면을 위해 필요한 충분한 의상을 확보하기 위해 제작진은 미국, 영국 그리고 이탈리아 등지에 있는 35개의 의상 대여 하우스의 도움을 받았다. 기수 역할의 주인공들이 입을 실크 의상을 위해서 제작진은 따로 특별한 공을 들여야만 했다. 게리 로스의 <플레전트빌>에도 참여했던 마코프스키는 자료조사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의 개인 도서관에서는 물론 국회 도서관과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모든 자료들을 확보했다. 그녀는 특히 부유한 동부와 가난한 서부의 이미지를 의상을 통해서도 사실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감독은 그녀의 역할을 이렇게 평했다. “난 그녀보다 뛰어난 의상 디자이너는 이 세상에 없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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