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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없던 씨수말 '볼포니(VOLPONI)' 의 체면은 '청룡비상'으로 살아난다

말이좋아 2014. 4. 7. 12:55

GRADEII 등급으로 비중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KRA컵 마일 경주가 나도 모르고 쥐도새도 모르게 열렸다. ㅎㅎㅎ

사실 경마장 다니는 게 여러 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아 발길을 끊고 있는 탓인지 경마에 대한 감이 확실히 떨어진 것 같다.

경마에도 '현장의 감' 이라는 건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 부경경마장에서 치뤄진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말은 청룡비상이었다.

부경 경주마들의 우승이 우세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기껏 복병마로 지목된 청룡비상은 브리더스컵 우승마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미 부경 경주마들과의 일합을 겨뤄서 우승을 차지했던 청룡비상인데 그런 청룡비상을 언론 등에서 다크호스정도로 치부했다는 게 오히려 의문이 갈 정도다. 

 

경마에서는 현재도 중요하지만 경주마의 과거 행보, 즉 발걸음을 소홀히 하면 고배당을 적중할 수 없다.

 

1600m로 치뤄진 거리에서 주로가 건조했던 탓인지

출전한 말들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3,4코너를 돌아나올 때 즈음이면 우승 도전마들이 눈에 띄게 치고 나오기 마련인데

어쩐지 말들의 발걸음은 느려보이기까지 하고 결승점 300m를 지나서도 눈길을 끌만한 고무줄 같은 탄력적인 발걸음을 보여주는 말은 없었다.

 

청룡비상 역시 무거운 발걸음으로 채찍의 매서움 맛을 보고서야 한발 더 내 디딧는 느낌이 드는 주로가 무거웠던 경주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암말이 아닌 숫말이 우승을 했다는 점이다.

암말이 삼관경주에 우승한다는 것... 화제거리는 될 수 있어도 그리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이유는 짐작하듯 그렇다.

 

그리고 청룡비상의 우승으로 씨수말 볼포니는 정말 노년에 빛을 발하게 됐다.

고가에 수입된 이후 이름과 돈 만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렇다할 자마 역시 변변치 않은 터에 볼포니라는 이름마저 기억에서 지워져 가고 있던 차에 청룡비상이 이름처럼 비상해주니 그 아비 볼포니는 감개가 무량할 것이다.

 

청룡비상의 모마 미스알루허쉬 역시 뛰어난 새끼를 배출한 적은 없는 평범한 종모마인데 이번 청룡비상 덕에 몸 값 좀 뛰시겠다.

끝으로 청룡비상은 브리더스컵에서 이미 부경 경주마들과의 일합을 우승으로 일궜고 이번 원정경주에서도 우승을 한 만큼 두번째 관문 코리안더비에서 우승의 확율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코리안더비에서 우승을 한다면 두 번째 삼관마의 자리도 기대해 볼 수 있게된다.

더불어 볼포니는 메니피에 대적할 수 있는 브랜드파워가 될 수도 있겠다.

수입되던 당시 화제가 됐던 "씨수말"이 이렇다할 자마없이 존재감없이 사라지는 것은 경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치 않을 것이다.

 

메니피,메니피 하며 모두가 메니피 새끼를 원하고 경마장에 뛰는 말들이 메니피새끼가 주류를 이룬다면 이것 역시 기형적 현상이다.

뭐 메니피 자손들 가족운동회도 아니고 경마의 본질을 벗어난다.

물론 혈통을 따라 거슬러 위로 올라가면 모두가 같은 조상을 만나게 되겠지만.